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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속 천연 면역력 지키려면 좋은균을 키우세요"




우리는 세 가지 균들과 산다. 지난 수십 년간 의사들의 주요 연구 대상은 '나쁜 균'이었다. 내부에서 증식하는 나쁜 균, 외부에서 오는 감염병 등과 싸워 이기기 위해서였다. 인류가 '좋은 균'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서울대 치대를 졸업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학위를 받은 인디애나대학에서 10여 년간 교수까지 지낸 김석진 좋은균연구소장도 마찬가지였다.


"둘째 아들이 어려서 중이염을 달고 살았어요. 미국에 살 때였는데 계속 항생제를 처방받아서 먹였죠. 그때는 몰랐는데, 아토피와 알레르기 체질이 되어서 아이가 고생이 많았습니다. 명색이 미국 대학에서 교수까지 하면서 나쁜 균을 연구하던 사람인데, 아비의 무지 때문에 아들 몸 속의 '좋은 균'을 죽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자괴감이 들더군요. 하루라도 빨리 좋은 균 연구 결과를 널리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디애나대학에서 구강세균감염 및 면역질환을 전공한 김 소장은 아들의 경험을 보면서 2000년대 초부터 장내 세균 구성과 면역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임신 중인 산모나 돌이 되지 않은 아기의 장내 세균과 항생제의 상관관계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했다. 2009년에는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와 직원 2명과 바이오일레븐을 창업했다. '내 아이가 겪은 고통을 다른 아이들은 겪지 않도록 하자'는 생각이었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 장내 세균과 면역력의 상관관계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김 소장은 강연을 하고 책을 쓰고, 방송 프로그램에 자문을 하고 직접 출연하며 '장내 미생물과 면역력 강화'를 알리는 전도사가 됐다. 수많은 유산균 제품 중 가장 뛰어나다고 판단한 이탈리아 드시모네 교수의 원료로 만든 VSL#3 유산균 판매사업도 시작했다.


김 소장은 "우리나라에서 프로바이오틱스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면서도 "제가 알리고 싶었던 것은 따로 있었는데, 비타민이나 영양제 챙겨 먹듯 먹고 나서 안심하는 분들을 보면 면역력의 중요성을 더 열심히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내 몸 속의 천연 면역력을 지키기 위해 그가 강조하는 것은 세 가지다. 내 몸 속에 좋은 균을 키우라는 것, 그러기 위해서 좋은 재료를 찾아 먹는 등 식생활에 신경을 쓰라는 것, 무엇보다 좋은 균까지 죽여버리는 항생제 사용을 자제하라는 것이다.


"장내 세균은 '제2의 유전자'라고 해요. 우리 몸 속에는 100조마리 이상의 세균이 살고 있고, 사람마다 그 구성이 모두 다릅니다. 타고난 부분이 많지만, 관리하기에 따라 건강하게 바꿀 수 있죠. 의사와 상의해 항생제 복용을 최대한 줄이고, 유기농을 찾아 먹는 등 먹거리에는 깔끔을 떨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항생제를 피해도 닭이나 돼지 등 동물들이 사육 과정에서 엄청난 항생제를 먹기 때문이에요."


내 장내 세균 환경이 어떤지 알아볼 수는 없을까? 김석진좋은균연구소에서는 2013년부터 장내 세균 분석서비스(GMA)를 제공하고 있다. 좋은 균인 락토바실러스균과 비피도박테리움균, 나쁜 균인 클로스트리디움균의 분포를 건강한 사람의 그것과 비교해서 보여준다. 비용은 7만원이며, 채변키트로 채취한 다음 반송하면 분석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김 소장은 "유산균 섭취가 필요 없는 사람도 있고, 균 절대 수가 부족해서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어서 채워줘야 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그냥 장에서 균이 잘살 수 있는 환경만 만들어주면 되는 경우도 있다"며 "단순 분석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는 의료기관과 제휴해 체계적인 관리와 모니터링을 할 수 있도록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언젠가 건강검진에서 X레이를 촬영하고 혈액검사를 하는 것처럼 장내 세균 분석 검사가 일반화될 것이라는 게 김 소장 생각이다. 건강한 사람의 장내 세균 분포와 대변 상태를 표준화해서 환자들의 분석 결과와 비교할 수 있다면 활용도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비해 김석진좋은균연구소는 장내 세균과 면역력, 질병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할 수 있는 DB를 구축하는 데 전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미 1살 미만의 영아 500명과 성인 500명 등 1000여 명 이상의 장내 세균 환경 DB를 확보했다. 지난달에는 아시아 최초로 대변은행 '골드바이옴'을 개설하며 화제를 모았다. 골드바이옴에서는 건강한 대변을 기증받아 장내 미생물을 추출하고 분석하고, 장 질환을 겪는 환자 치료에도 활용한다.


"항생제 오·남용으로 생기는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장염의 경우 대변이식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 몸속 세균 중 50~60%를 차지하는 중간균에 관한 것인데요. 별다른 역할이 없는 줄 알았던 이 중간균들을 넣어주니 유해균의 활동과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나타나더라는 겁니다. 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해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의사 선생님들이 더 흥미롭게 연구하고 계십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골드바이옴을 적극 활용해서 치료를 받고, 좋은 연구들도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석진좋은균연구소는 바이오일레븐의 기업부설연구소다. 바이오일레븐을 창업한 김 소장은 사업 확장과 다각화를 위해 작년 8월 융합 IT기업 민앤지에 지분을 매각했다.


김 소장은 "캄보디아 봉사 모임에서 만나 친하게 지내던 두 분이 있었는데, 한 분이 네이버 창업멤버로 민앤지를 키운 이경민 대표님이고 다른 한 분은 마케팅 전문가더라"며 "회사를 크게 키울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드시모네 교수님과 제2의 프로바이오틱스를 개발하고, 자체 균주를 확보하고, 아시아 최고의 장내 분석 DB를 구축하는 등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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