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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즐겨 마시는 폭탄주 종류

 

"한국인은 단일민족이며 순수함을 사랑하는 백의민족이다. '

학생 때 배운 내용입니다.

하지만 술 마시는 방법을 보면 이에 대해 의구심이 마구 듭니다.


한국인이 양주를 마시는 방법 중 하나라기보다는 '유일한'이라고 해도 상관없을 듯한 방법이 <폭탄주>입니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 맥주와 양주를 섞어서 마시는 것인데, 1차에서 맥주 마시고 2차에서 양주 마시는 게 아니라 이른바 <코리안 칵테일>, 즉 맥주와 양주를 동시에 마시는거죠. 이것을 <폭탄>이라고 부르는 이유에 대해서는 <뇌관> 역할을 하는 양주잔을 투입하는 순간 솟아오르는 거품이 버섯구름을 닮았기 때문이라는 설과, 폭탄처럼 강하고 빠르게 사람을 취하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두 가지 설이 팽팽하게 공존하고 있습니다.


 



 

맥주용 잔에 맥주를 충분히 따른 후, 양주를 양주용 잔에 가득 따르고, 그 양주잔을 맥주잔에 퐁당 빠트리는 것이 기본적인 폭탄주 제조법입니다.  한국식 음주 문화를 모르는 외국인이 보면 질겁을 할겁니다. 하긴 요새는 일부 외국인들도 여기에 중독됬다고 합니다만. 




이뿐만이 아닙니다.

폭탄주만해도 충격적으로 독한 술이 만들어지는데, 자기가 남들보다 술이 세다고 자랑하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들이 이것을 업그레이드시켰답니다. 방법은 간단히 폭탄주를 만드는 두 술의 비율을 바꾸어서 맥주용 잔에 양주를 따르고 양주용 잔에 맥주를 채우는 것입니다. 이것이 발명된 후, 기존의 폭탄주를 <원자폭탄>, 업그레이드된 폭탄주를 <수소폭탄주>이라고 불러서 구분하기 시작했다죠.

 

소수의 애호가가 소비하는 것을 제외하면, 한국의 양주는 거의 모두 이 <폭탄주>를 만드는 데 쓰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합니다. <딤플>이나 <윈저> 같은 국산 양주는 물론이고, 20년 30년 산 같은 이름을 달고 한 병에 몇십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양주라도 한국으로 팔려오면 그 운명은 똑같게 됩니다


 





외국 어딘가의 유명한 양주 제조사에서 견학생과 여행객들을 상대로 간단한 시음용 양주를 내놓았는데, 한국인 관광객이 그것으로 폭탄주를 만들어서 일행에게 돌려 버렸다는 사건도 있었다고 애주가 사이에 회자된 적이 있다네요이 사건은 양주의 소중한 가치를 전혀 존중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 자리의 모든 외국인들을 충격으로 나자빠지게 만들었다고 하네요. 억지로든 호기심으로든 그것을 받아 마신 외국인이 있었다면, 그는 정신적 아닌 알코올적(?) 충격으로 나자빠졌을 겁니다.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폭탄주를, 그것도 단숨에 끝까지 마셨다가는, 말 그대로 지옥을 체험하게 될겁니다.

 

이 밖에도 '회오리주'니 '태권도주' 같은 여러 다른 이름이 있지만, 맥주 잔에 양주 잔을 넣는다는 기본 방법은 똑같고, 그 과정에 이런저런 퍼포먼스를 곁들이는데 그 퍼포먼스를 따서 붙인 이름들이므로 모두 폭탄주의 아류라고 보면 됩니다



비싼 양주를 마실 수 없는 서민들이 양주를 소주로 대체하고 뇌관 역할을 하는 양주 잔 또한 소주 잔으로 바꾸면 이른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술"이라는 <쏘맥>이 됩니다. 이 또한 두 술의 비율과 첨가물과 제조법에 따라 여러가지 종류가 있는데, 화투와 마찬가지로 그때그때의 시국에 따라 신종 제조법과 음주법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과연 한국인의 사랑을 받을 만하다고 하겠습니다.

 


어느 젊은 샐러리맨의 회고에 의하면, 회사 회식에서 폭탄주를 희한한 방법으로 잘 만들고 그것을 또 잘 마시는 것이 그의 특기였다고 합니다. 같은 부서의 한 여성이 회식에 참석할 때마다 그의 재미있는 폭탄주 퍼포먼스에 놀라고 그렇게 만든 폭탄주를 잘 마시는 호방함(?)에 홀딱 반하여 아마 '흑기사'도 여러 차례 해 주었으리라 봅니다 ― 사귀게 되었고 마침내 결혼을 하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폭탄주의 유일한 순기능이라 할 만 하죠.


연말연시 과음을 삼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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